위고비 가격 조정과 비만치료제 시장 경쟁 구도 변화

위고비는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가 만든 주사형 비만 치료제입니다. 이 약물은 GLP-1이라는 호르몬의 작용을 모방해 혈당을 조절하고 식욕을 억제합니다. GLP-1은 식사 후 소장에서 분비돼 인슐린 분비를 늘리고, 뇌에서 포만감을 유도해 식사량 감소와 체중 감량 효과를 제공합니다.

애초에는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지만, 임상 결과 체중 감소 효과가 뚜렷해 비만 치료제로 적응증을 확장했습니다. 2023년 세계 시장에서 약 50억 달러(한화 약 6조 5천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급성장했습니다.

국내에는 2023년 10월 출시됐고, 유명 인사의 감량 성공 사례가 알려지면서 수요가 급증했습니다. 다만 비급여 약물이어서 4주 처방 기준 40만~70만 원 정도로 비용 부담이 크며, 장기 투여 시 연간 500만~1천만 원에 달할 수 있습니다.

국내 위고비 가격 인하 결정

노보 노디스크는 국내에서 위고비 가격을 용량별로 10~40% 인하하기로 했습니다. 기존에는 0.25mg부터 2.4mg까지 모든 용량이 4주 기준 동일하게 37만 원이었지만, 앞으로는 용량에 따라 가격이 다르게 책정됩니다.

예를 들어 0.25mg 제품은 약 40% 인하돼 공급가가 약 22만 원이 되며, 유통 마진을 반영하면 소비자 가격은 약 20만~30만 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조정은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가 국내에 출시할 마운자로(Mounjaro) 대비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입니다.

마운자로의 특징과 영향

마운자로는 GLP-1뿐 아니라 GIP 수용체에도 작용해 지방 연소를 촉진하는 이중 기전 비만 치료제입니다. 미국에서는 젭바운드(Zepbound)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이미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 있습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미국 내 비만 치료제 시장 점유율은 젭바운드가 59%, 위고비가 40% 수준입니다.

국내 시장에서 위고비는 약 70% 이상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마운자로가 위고비 대비 약 25% 낮은 가격으로 출시될 예정이라 판도 변화 가능성이 큽니다.

노보 노디스크의 경영 환경 악화

올해 들어 노보 노디스크 주가는 60% 이상 하락했습니다. 이는 매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4%로, 순이익 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16%로 낮춘 영향이 컸습니다. 발표 직후 시가총액이 약 100조 원 증발하는 등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됐습니다.

신약 개발에서도 차이가 나타납니다. 일라이 릴리는 경구형 비만 치료제 임상에서 성과를 보이고 있으나, 노보 노디스크는 이중 작용제 개발을 중단했고 월 1회 주사형 치료제 개발 계획도 철회했습니다.

복제약과 차세대 치료제 경쟁

위고비의 핵심 특허는 미국과 유럽에서는 2030년 이후 만료되지만, 캐나다에서는 더 이른 시점에 종료될 예정입니다. 복제약 전문기업 산도스는 위고비보다 60~70% 저렴한 제품 출시를 예고했습니다.

또한 암젠은 월 1회 주사형 비만 치료제를, 일라이 릴리는 경구형 비만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어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향후 시장 변화 예측

비만 치료제 시장은 세 가지 방향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큽니다.

1. 가격 인하로 인한 접근성 향상
2. 다양한 기전의 신약 출시로 치료 옵션 확대
3. 복제약 등장으로 인한 시장 재편

이번 위고비 가격 인하는 단순한 가격 조정이 아니라, 글로벌 비만 치료제 경쟁 구도가 본격적으로 재편되는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소비자들은 더 다양한 제품과 가격대에서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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